스포티파이 무료사용 기간(3개월)이 끝나서 해지하러 들어갔다가 재미있는 경험을 하였다.
해지를 확정하고 나서의 마지막 화면이다.
"작별 인사를 건네는 일은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어요."
해지 절차가 끝난 사용자를 완곡하게 잡는다.
여기서 포인트는 해지하는 과정은 짧게 끝내되 '부드럽게' 잡는다는 것이다.
해지를 결심하고 메뉴를 찾아 들어온 사용자는 이미 확고한 결심이 선 상태이다.
이 프로세스가 길어질수록 짜증만 난다.
이 과정이 복잡하거나 해지 번복을 종용하는, 반복되는 멘트에 설사 마음이 바뀌어 해지를 중단하더라도
과연 이 사용자는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을까?
사용자를 잃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 task를 막아야하겠지만 이는 근시안적인 대처인 것 같다.
선한 영향력의 UX는 넓게 퍼지기 마련이다.
문장 표현도 현지화(한국어)가 잘 되어 있는것 같은데(UX writing),
한국에도 스포티파이 UX팀이 있는건가?
하지만 감동 포인트는 여기서부터이다.
추천 노래 리스트가 있길래 무심코 보다가 살짝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노래 제목을 다 이어보면,
"If you leave(s) us now, you'll take away the biggest part of us."
지금 우리를 떠난다면, 당신은 우리의 가장 큰 부분을 가져가는거예요.
간접적이고 노골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자를 치켜세워주면서 기분 좋은 여운을 남겨준다.
이 센스, 정말 어쩐담.ㅋㅋ
추천 리스트 제목이 'Goodbye for now' 인데, 슬퍼하는 이모티콘까지 붙여놓았다.ㅋㅋ
곧 돌아오라는 멘트가 마지막까지 미소짓게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노래들이니, 클릭하면 재생이 된다.
사용자는 로봇이나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우리는 사용자가 중요하다고 항상 외치지만,
기업 입장에서 UX 디자인을 하게되면, 사용자의 감정이 우선순위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UX 디자이너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회사는 이윤 추구가 우선이기도 하고, 회사마다 중요한 정책이나 원칙이 있을테니.
해지할때 매달리고 질척(?)대는 다크패턴만 주로 봐왔던터라,
이렇게 여유있고 센스있는 UX를 접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좋은 기분을 느끼거나 여운이 남았다면,
추후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이 서비스를 쉽게 떠올릴 것이다.
만약 불만족 요소가 있었다면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바로 찾아오지 않을까?
사소하지만 큰 경험,
모처럼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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